Prof. Ji Sun Lee/뉴스/기사

[월간과학창의 기사]“나눔과 교육의 만들기”

jisunlee 2015. 1. 26. 15:17

3차 혁명을 이끄는 전국의 메이크들을 찾아서 - “나눔과 교육의 만들기”

 

“나눔과 교육의 만들기”
이지선 숙명여대 시각·영상디자인학과 교수의 ‘만들기’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는 교육과 나눔이다. 이 교수는 2007년
미국 메이커페어에 참가한 뒤 한국에 돌아와 ‘테크 DIY’, ‘코드 포키즈’ 등 다양한 기술 교육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우연한 계기로 메이커의 길로 들어섰다. 2007년 미국 유학시절 동료들 손에 이끌러 메이커페어에 처음 참가했다. 케이크에
초를 꽂으면 조명이 들어오고 음성이 나오는 ‘인터랙티브 케이크’를 출품해 호평을 받은 이래 유학 내내 메이커페어를 쫓아다
녔다.
인터랙티브 케이크 아이디어는 한국에 두고 온 딸에게서 얻었다. 혼자 생일 케이크에 초를 꽂고 노래를 부르다 엎어버리는 모습을
보고 기술을 접목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지금도 그의 메이커 운동에 딸이 미치는 영향은 크다. 이 교수는 “딸이 있다 보니 교육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이 간다”며 “테크놀로지 시대로 패러다임 자체가 바뀐다는데 여자아이들에게는 어떻게 교육을 할 것인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조도 센서를 부착한 팔찌, LED 인형 등 프로젝트 결과물도 아이들에게 친숙한 디자인 공예 성격이 짙다. 석사 논문에서도 테크놀로지 교육 분야를 조명했다.
여자아이들 역시 기술 시대 수혜를 충분히 누려야 하고, 또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이 교수는 “여자아이에게는 분홍색 옷과 바비 인형을 줘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을 뿐”이라며 “기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낯설게 만들어온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과학 키트를 활용한 획일적 교육에도 일침을 가했다. 고정된 부속품을 조립하는 수준으로는 과학적 창의력을 발달시킬 수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LED, 배터리, 전자회로 원리만 가르쳐주고 나머지 디자인은 완전히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내버려둬야 한다”며 “과학 키트로 똑같은 것만 만들어서는 교육에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육 방식은 메이커 운동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 워크숍이나 수업을 진행할 때는 만드는 것만큼이나 기록과 공유를 강조한다. 그가 내민 파일에는 ‘이렇게 만들었어요’ 형식의 활동 일지가 빼곡했다. 자신이 만든 작품의 원리를 한 번 더 생각해보고, 다른 이들과 공유도 할 수 있는 틀이다.
이 교수는 “오픈 소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기록과 공유”라며 “이 정신이 없으면 흔히 말하는 메이커 운동의 정신을 구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만들기 전도사’의 도전은 학교 울타리 안으로 들어서는 중이다. 매주 목요일마다 숙명여대 근처 신용산초등학교에서 3, 4학년 대상 교육 봉사를 나간다. 소프트웨어(SW)뿐만 아니라 아두이노 등 오픈 소스 하드웨
어(HW) 활용법도 함께 가르친다.
그는 “3, 4학년 아이들이 어디까지 배울 수 있는지 기대가 된다”며 “이쪽교육이 SW에만 편중된 상황에 따른 반감도 있다”고 말했다. 양쪽을 균형 있게 배워야 창의적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나 역시 미국에서 메이커 활동을 시작하며 처음으로 전자회로를 접했다”며 “아두이노와 프로그래밍 두 가지만 있으면 만들지 못할 것이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가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것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도전과 창의인 셈이다.

 

월간과학창의 2014년 10월호 43p

 

http://www.kofac.re.kr/ebook/monthly/2014/201410.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