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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삼성이만난사람 인터뷰]테크놀로지 슈퍼우먼! 이지선 교수와의 인터뷰

jisunlee 2016. 11. 14. 18:41

출처

http://www.youngsamsung.com/board/boardView.do?board_seq=61419


테크놀로지 슈퍼우먼! 이지선 교수와의 인터뷰
최유경 열정기자단 2016-11-10

우리나라에서 여성과 IT는 아직은 상대적으로 흔치 않은 조합이다. 그런데 ‘남성이 주도하는 리그’라고 생각되던 정보 통신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여성이 있다. 바로 UX/UI 디자이너이자 숙명여대 시각영상디자인과 교수인 이지선(43) 씨다. 지난 10월 28일 ‘청춘問답’에 패널로 참석한 그녀와 ‘여성과 테크놀로지’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 청춘問답 패널로 찾아온 UX/UI 디자이너 이지선 교수

 

 

’여성’이라는 이유로

 

회사에 다니던 시절, 음료수를 사다 놓으면 사람들은 이 교수 앞에 두었다고 한다. ‘여자가 음료수를 따라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주로 남성들이 다니는 회사에서 근무했던 이 교수는 이렇게 크고 작은 고정관념들과 매번 싸워왔다고 고백했다. “다른 분들이 봤을 때는 사소한 것으로 유난을 떠냐 싶을 수도 있지만,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극복하기 위해 선택의 갈림길에 서있을 때가 많았습니다.”  

 

이 교수는 절대 순응하지 않았다. 일부러 남자들과 똑같이 술을 마셨고 남자들처럼 행동했다. 그러자 이후부터는 그녀를 여자로 보지 않았다고 한다. 호탕함이 느껴졌다. 이 교수는 “회사생활을 할 때 고과나 진급 등의 경쟁에 대해서는 일절 신경 쓰지 않았다”며 “회사 일을 경쟁이라고 여기는 순간 본인이 많은 굴레에 얽매인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 사회에 살고 있는 청춘들을 향해서도 한마디 했다. “본인 스스로가 너무 빠르게 결정짓고 빨리 이뤄야겠다는 생각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줄 뿐이에요.” 
 

여성과 테크놀로지  

 

주변이 온통 논으로 이루어졌고,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는 마을에서 태어난 이 교수. 그녀가 어떻게 테크놀로지에 빠지게 됐는지 궁금해졌다. 그녀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처음으로 컴퓨터를 봤다”고 말했다. 당시 이 교수는 교육열이 높은 어머니 덕에 전산학과에 다니던 언니에게 컴퓨터 기초(BASIC) 언어를 배웠다. 그렇게 시작된 디지털에 대한 호기심과 놀라움은 피나는 노력과 학습으로 채워 나갔고 그녀의 진로 또한 IT 쪽으로 정해졌다. 

 

IT 분야의 전문가가 된 이 교수는 두 가지 이유를 들며 ‘여성들의 IT기업 진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첫 번째는 ‘테크놀로지가 직업과 세계의 변화를 이끈다’ 였다. “만약 미래 직업이 100가지라고 하면 80가지는 IT 관련 직업이라고 볼 수 있어요. 본인이 IT에 관심이 없다면 나머지 20가지 직업에서 선택해야만 하는 거죠.” 그녀는 여성들이 더 많은 선택권을 가지기 위해 IT 분야로 진출해야 한다고 했다. 두 번째는 ‘다양성의 존재를 위해서’다. “일종의 균형이죠. 다양함이 존재하는 집단은 창의력이 더 뛰어나고, 유연함이 있어요.” 여성들은 IT 시장에서 남성들과 균형을 맞추며 동시에 다양성을 통해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 “여성들도 IT 분야에 많이 진출해야 합니다.”

 

 

여성 공학도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2016년 숙명여대에 공대가 개설됐다. 그녀는 자신이 가르치는 여성 공학도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남자들을 경쟁상대라고 생각하지 말고 본인이 하고 싶은 것에 초점을 맞추면 좋겠어요.” 그녀는 또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이 있어야 공부가 취업으로 연결된다고 전했다. “테크놀로지는 기술의 발전과 보완에 대해서 생각해야만 해요. 이때 철학은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되죠. 여성으로서의 경험이 테크놀로지에 대한 철학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그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더 많은 것을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청춘에게 '답'해주는 이지선 교수

 

 

이지선 교수는 학교 밖에서는 메이커 운동 전도사이다. 두 마리의 토끼를 한 번에 잡은 그녀의 비결은 머리가 좋아서도 가정형편이 좋아서도 아니었다. 잠을 자는 시간마저 줄여가는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던 분야에서 이제는 우리나라 IT업계 여성 대표가 되기까지 그녀는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남성’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과의 경쟁이라고 생각하며 주위를 신경 쓰기보다는 스스로 집중했다. IT 분야에서 여성들만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창조하길 바란다는 이지선 교수. 그녀를 이렇게 부르고 싶다. ‘테크놀로지 슈퍼우먼.’ 

글 최유경 사진 두다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