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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인터뷰기사]'훈민정음' 개발팀 홍일점 "나 아직 안 떠났다"

jisunlee 2016. 9. 2. 11:33

기사출처:

http://news.joins.com/article/18266043#none

 

'훈민정음' 개발팀 홍일점 "나 아직 안 떠났다"

[머니투데이] 입력 2015.07.18 03:06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사이언스 라이프]이지선 숙명여대 교수 "메이커 운동은 SW 기반 닦는 훌륭한 밑거름"]

이지선 숙명여대 시각·영상디자인학과 교수는 학교 안과 밖에서 전공이 다르다. 교내에선 그래픽 SW(소프트웨어) 사용자 환경(UI) 전문가, 외부에선 '메이커(Maker, 만드는 사람) 운동' 전도사로 통한다. 

'메이커 운동'이란 독특한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기획·제조하면서 다른 사람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보탤 수 있도록 제품 설계도 등을 공유하는 움직임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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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교수
이 교수는 자신의 저서인 '반짝반짝 바느질 회로 만들기' 영문판을 제작 중이다. 초소형 컴퓨터로 유명한 아두이노(Arduino) 등을 만드는 일종의 DIY(Do-It-Yourself) 학습서이다. 내년 미국 전 지역 서점에서 판매된다. 이 같은 책의 번역서가 한국에 들어오는 경우는 있어도 국내서적이 해외로 나간 적은 드물다. 

그가 주전공이 아닌 다른 분야로의 외도(外道)에 이렇게 열을 올리는 까닭은 뭘까. 

교편을 잡기 전 1992년, 이 교수는 '훈민정음'으로 시작된 삼성전자 오피스SW 개발팀의 홍일점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워드'와 '한글' 등에 비해 점유율이 낮아 시장에서 고전한 쓰라린 일을 겪었다. "그때 MS 개발자는 300명, 우리는 30명 정도였죠. 회사가 제조업 중심이다보니 투자가 제대로 안 됐죠." 

이 교수는 이후 네오위즈인터넷에서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 '세이클럽' 개발을 이끌었다. 하지만 글로벌 모델로 키워보겠다는 야심찬 목표도 비슷한 이유로 달성하지 못했다. 

지금은 SW 개발자들에 유독 박한 시선이 날아들었던 그때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정부가 중등과정에서 SW 교육을 의무화했다. SW 기업에 대한 지원책도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하지만 그간 SW 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척박한 땅에 씨를 뿌리고 물을 준다해서 고사직전에 있는 SW 사업이 활성화되긴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이 교수는 "한국의 튼튼한 SW 인프라와 고급인재 양성은 창의력 향상에 초점을 맞춘 교육기반이 다져질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라며 '메이커 운동'이 훌륭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SW 사업 최전방에서 후학 양성의 길을 택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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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메이크 페어'에 참여했던 이지선 교수
"메이커 운동 속에는 우리나라 SW 개발 능력을 단숨에 향상시킬 비법들이 담겨져 있죠."

이 교수는 메이커 운동의 으뜸 철학인 '공유문화'를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구든지 제작·수정·배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다자인을 공개하는 '오픈소스 하드웨어'는 모든 지적 재산은 인류 공동의 자산이라고 말하는 '오픈소스 SW'와 같은 비전 아래 있어요. 지식과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혁신을 실현할 수 있도록 이끌죠. 메이커 프로세서는 DIT(Do-It-Together), DIO(Do-It-With-Others)라고도 불릴 만큼 공유 커뮤니티와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한 환경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무한상상실' 등 메이커 문화 인프라를 만들면서 초입 단계부터 기술 이전·사업화 등의 상업화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테크놀로지 활동과 교육을 돈과 연결시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메이커 문화는 무언가를 만드는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고, 만드는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형성하고, 과학과 엔지니어링, 수학, 예술에 대한 관심을 촉발하는 게 목적이죠. 테크놀로지로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다는 기본적 철학만을 전달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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